결국 달리고 달린 기차는 엘더보른에 도착하였다.
투구요원과 젊은남자가 내린 기차 플랫폼은 나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밝은 창틀로 내리는 빛에 비치는 먼지가 저 멀리 왔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드디어 도착했네. 너무 길었어."
"그래도 기차안에서의 음식들은 맛있었지 않았나요?"
"니가 퍼먹은 니 음식값은 싹다 나중에 이자쳐서 갚게하고싶은데"
"투구씨야말로 사채업자가 천직이였는데 길을 잘못 온 것 같은데요~"
에라이 말로 지지를 않네.
기차역을 처음 나와 땅을 밟았을 때, 꽤 괜찮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뾰족뾰족한 파란 지붕들의 건물들. 도시를 지나다니는 수많은 꽤 이국적인 모습의 사람들.
"놀라워요? 여긴 빵 종류가 맛이 좋다고 정평이 나있어서 각국 나라의 사람들이 많이 오거든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투구를 보더니 젊은남자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고보니 사장도 오기전에 그 말을 했었지.
꽈배기 사오라고..
벌써 기운이 쭉 빠져버리고 있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길안내해"
"뭐야 빵 안사드시게요? 이왕 여기까지 오신김에 맛이라도 보셔야죠"
"놀러 온게 아니니까 빨리 해결해야지."
그렇게 거리를 걷게 된 두사람.
그 두사람을 거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관심있게 쳐다보고있다.
정확히는 반짝이는 황금색을 향해서.
"이야.. 다들 엄청 쳐다보네요. 투구씨 머리가 엄청 신기한가봐요"
"...."
'뭐지? 아주 옛날 기사들 흉내내는거야?'
'오늘 무슨 코스튬대회라도 있는건가?'
'근데 황금색으로 투구를 도색해버렸잖아. 전혀 현실성을 안살렸는데? 탈락이야.'
여러 수군대는 군중들 사이에서, 역시 이 둘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다.
'금색의 투구...?'
그녀의 이름은 샤를롯.
시대에서 살짝 옛날로 가버린 고풍스러우면서 멋있는 의복세트를 입고 있었고
챙이 넓은 모자 밑으로 내려온 긴 금발과 차가운 푸른 눈이 조용히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 샤를롯. 좀 많이 늦었죠? 뭘 보고 계신 건가요?"
동료로 보이는 비슷한 복장과 차림새의 남자가 샤를롯의 옆으로 다가왔다.
"..너무 늦어서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길래 쳐다본 것 뿐이야."
"네? 아 저건..."
동료가 눈을 찌푸리면서까지 자세히 보려 노력하고 있다.
"황금...철..깡통인가요 저거? 혼자 둥둥 떠다니네요."
"투구잖아. 아주 옛날에나 볼 수 있었던 기사 투구."
"아하...근데 왜 금색이..."
"우리가 신경 쓸 건 아니니까. 조사는 해왔지?"
"그럼요, 제가 알아본 결과로는..."
두 사람은 천천히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움직이면서 동료의 설명을 듣는 동안 뒤를 한번 향한 샤를롯의 눈빛과 함께.
"그런데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이 도시를 벗어나야 하잖아요."
젊은남자가 물었다.
그랬지 참. 지역 중심부까지만 딱 도착한 거니까.
"걸어가도 괜찮지 않아? 계속 뛰면 하루만에는 가겠지."
"거길 하루만에 뛰어 간다고요? 한번도 안쉬고 하루내내 전속력으로 뛰면 모를까?"
"못뛰어?"
"네?"
아차. 실수했다.
"뭐 안되면 어쩔수 없는거고,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뭔데?"
"말을 구하거나 우리를 데려다줄 마차를 구해야되요. 근데 말을 구할 수는 없고..그럼 후자죠"
"우리를 데려다줄 마차꾼을 구하자고? 너가 갈 마을까지 가는데 얼마를 받는지 알아?"
"아마..."
가격을 들은 투구의 안그래도 어두운 투구속 검은공간이 더욱 어두워진다.
"그 가격이면 기차표의 두배인데 장난하세요 의뢰인님?"
"에이...도시를 벗어나서 야생평야를 내지르는건데 도적들이나 짐승들 위험수당이라던가 이런거도 합해서.. 도시 안쪽에만 순환하길 원하는 마차꾼들이 많아서 꼬시려면 또 돈을 더 내야되고.."
"너가 쳐 내실거 아니잖아요"
"아...뭐..."
진짜 의뢰인만 아니였으면 나무 꼭대기에다 묶어두고 3일간 방치하고 싶다.
사장놈 두고보자.
"그런 돈 없어. 마차한번타고 계속 밤에 아무것도 없는 야외에서 퍼잘래? 업혀. 업어서 하루종일 뛸테니"
"아니 장난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죠 투구씨. 그런 농담은 진짜 아니에요."
농담 아닌데. 하지만 의뢰인놈은 계속해서 본인은 흔들리면 멀미가 올라온다느니 남자한테 업히는건 싫다느니
사람이 하루내내 전속력으로 뛰는게 말이 되는소리냐느니 여러가지로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흔들려도 멀미가 오시면 마차는 어떻게 타려고 하셨대?
..하지만 의뢰인이 거부하는 걸 강제로 해서 평점이 깎이는건 피하고싶다. 그래도 직장 자부심이 있지.
"..그럼 방법은 하나 뿐이네."
"아..드디어 알아주셨네요. 그런 이상한 농담 진지하게 하지 마시라니까요."
"여기 도시 지리를 좀 알아?"
"그럼요. 일하면서 꽤 쏘다녔던 곳이니까요."
"내가 말하는 곳으로 안내를 좀 해봐. 사람들이 뭉치는 사람많은 도시는 결국 있을 수 밖에 없거든"
"네?"
도시 끝 쪽 구석진 외곽에 있는 사람들도 그다지 걸어다니지 않는 구역.
색이 바래고 어딘가 깨져있는 낡은 불길한 건물 하나.
그 건물 2층에 투구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어떻게 들어오셨나?"
투구 정면 앞에 고급스러운 동물모피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은 한 남자가 여유롭게 물었다.
"분명 앞에 지키고있던 사람들이 있었을텐데?"
"뭐 그건 신경쓰지 마시고."
투구는 한걸음을 더 그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말을 좀 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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