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 개새끼들아!!!!!"
우렁찬 함성에 어딘가 하나씩이 아픈 오크들이 움찔했다.
그 앞에서는 기둥에 손을 짚고 오크들을 노려보는 황금투구를 쓴 남자가 있었다.
"여러분들이 지금 이해가 안되시나 본데...."
그는 오크가 겁먹든 말든 본인의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금 보물 위치 다 안까면 여기서 못나간다고요."
"어?!" 라는 외마디 외침에 또 움찔하는 오크들.
부상당한 상태라 어디 갈 수도 없다.
"에휴.."
방금전까지 그렇게 무섭던 오크가 갑자기 불쌍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인 엘린.
죽지 않을 정도만 패서 쓰러트린 오크 5마리가 제각기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걸 보다 못해 말했다.
"해결사님, 쟤네가 우리 말을 알아들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
당황하는 투구.
"아니야, 얘네 확실히 알아듣는다니까?!"
"도대체 뭘 근거로..."
"내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오른쪽 가리켰더니 다들 그쪽으로 보더라니까?"
"아니 그거는 짐승들도 다 반사적으로 하는거잖아요 미친놈아!!!"
쳇, 외마디 말을 하고 다시 오크들을 바라보는 순간,
"그르라라락!!"
몹집이 작은 오크가 순식간에 더 어두운 공간으로 달려나가버렸다.
"오 쟤가 알려주려나 보다."
"아니 그냥 도망간..."
"너희들은 그냥 보내줘도 될 것 같으니까 가라."
"네?! 진짜 보낼거에요??"
진심으로 당황하는 엘린과 여전히 태평한 투구.
"말도 안돼요!! 저놈들은 제 동료들을 살해하고 먹어치운 살인귀라고요!! 보내면 우리 마을까지 위험해질지도 몰라요!"
"에이, 쟤네는 착한애들일 수도 있지. 적어도 니 친구들 사체를 안먹었을 수도 있잖아."
"그렇게 혼자 태평하게 얘기할게 아니라ㄱ....."
'툭'
"?"
"?"
한창 투구를 갈구던 소리만 듣고있던 오크 중 한명이 도망갈 채비라도 했는지 일어나다가 무언가를 떨궜다.
갉아먹힌 흔적이 있는 인간의 손가락.
"오.."
"약초사님..."
"체크메이트."
그 뒤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칼로 토막나있는 오크시체들을 뒤로하고 도망나간 오크를 찾아나선 두 사람.
"어차피 피흘리던 상태라 핏방울만 따라가면 되지만, 너무 깊고 길도많아. 이 정도는 되야 보물이 나오지."
"그러게요.. 심각하게 깊게 들어가는거 같아서 무서워요."
"애초에 친구가 찢겨죽어서 보물지도가 없어졌다니, 감으로 다 외우기는 힘든 일이지."
"예..."
물론 거짓말이다.
살려고 보물위치가 안다고 둘러댔지만, 동료들이 가지고있었다는 지도가 습격으로 찢겨버려
제대로 기억하진 못한다고 또 돌려막고 말았다. 그걸 일일이 믿어주는 이 사람이 참 다행이었지만.
그 덕에 아까 오크들은 열심히 추궁당하다 결국 투구의 변덕으로 살 수 있었던 기회에 사람의 사체를 맛 본 이유로
모두 저세상으로 가버렸다.
이러다 보물 진짜 없으면 어쩌지?!
중간중간 불안한 마음이 안드는건 말이 안되고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었다.
좀 골동품 같은거라도 나오면 할 말이 있을텐데.. 이런 잊혀진 유적지에서 나오는 물품은 뭐든 비싸게 쳐주니까.
이 세상에는 인간이 세운 나라들의 땅보다 미지의 땅들이 훨씬 많고 위험한 것들 투성이라고 들었다.
목숨을 걸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런 땅들에서 문명화된 새로운 종족의 물건이라도 발견한다면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10명중에 한명도 채 안돌아왔지만 말이다.
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숨이 가빠지는게 느껴질수록 극도로 불행해지는 망상이 더욱 커졌고 그 즈음에,
"흐음 여기 공간인가 본데?"
암석으로 막혀있는 어떤 벽에 두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 갈 만한 개미굴 같은 공간이 있다.
그리고 핏방울 역시 이 곳으로 들어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횃불을 든 황금투구의 반짝임이 더욱 밝아졌다.
"가자. 뭔가 느낌이 이곳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 준비는 됐어요."
두 사람은 안그래도 어두운 유적 밑에 파묻힌 동굴같은 공간에서 또 다른 개미굴입구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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