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요 고객님?"
목소리가 안나와.
"아..."
"말은 할줄 아는군, 그러면 됐지"
이게 무슨 일이..
"다른 게 아니고, 의뢰를 한 사람이 있어. 스테인이라고"
"!"
"댁이 엘린이요?"
"네..네 맞아요."
"그럼 제대로 왔네. 이 목걸이가 반응을 갑자기 엄청 밝게 하길래 바로 앞인줄 알고 최대한 멀리 안튀게 때렸거든."
아까 계속 커지던 그 소음이 잠시 멈춘건 그것 때문이었구나. 그리고 저 목걸이는..
"아 혹시 의심할수도 있으니까, 세상이 워낙 흉흉하잖아."
투구는 곧바로 계약서를 내밀었다.
"여기 적혀있는 글씨체, 혹시 알아볼 수 있겠어? 도장찍힌거랑."
"아...!"
엘린은 그 도장자국과 필체가 스테인의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런데 도시락 배달...?
"자 여기 있어요~"
곧바로 투구는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당신한테 가져다 달라던데."
"저한테요..?"
"어, 자 그러면 배달은 끝났으니까 증거로 당신 나무펜던트를 가져와 달라고 하던데. 줄 수 있을까?"
"네...? 네.."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듯 매고 있던 펜던트를 건네주었다.
"좋아, 일 끝. 그럼 재밌는 유적탐험이 되시길~"
그가 뒤돌아 돌아가고 있다. 본인이 뚫고 나온 공간쪽을 향해서.
점점 머리가 제대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재작동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린 생각은 아주 정확했다.
여기서 이 사람을 놓치면 진짜 죽는다.
"자..잠깐만요!!!!"
곧바로 달려가 바지를 붙잡았다.
"????? 아니 왜그래."
"아니 왜그래가 아니고 왜 혼자만 남아있냐고 물어보는게 먼저 아니에요???"
"중간에 싸웠는갑지."
"뭘 싸워요!!!!!"
"아니야?"
"자..잠깐만요 잠깐만요.."
"왜 그래 아가씨 진정해봐. 화낸다고 세상 일 다 잘되지 않아. 근데 난 화내니까 잘 굴러가더라."
"배..배 안고프세요?"
"?"
잠시 후.
"이거 미안한데. 당신을 위해 열심히 만들었을 도시락인데 내가 뺏어먹고 있다니."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 바보..제발 살려달라고 했어야지.'
엘린은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뒤섞인 머릿속에서 튀어나온 말 때문에 후회중이었다.
"그나저나 그 편지는 읽어보는게 어때?"
"네 그러려구요.."
도시락 뚜껑을 열자 뚜껑밑에 붙어있던 편지와 손수건이 나타났었다.
그녀를 위한 마음을 적었겠지?
엘린은 천천히 편지를 열어보았다.
"...."
"어때 그가 글을 좀 잘 썼나?"
"네..."
"흐음"
"아주 많이.."
"다행이구만."
여전히 음식을 냠냠거리며 말하는 투구.
엘린은 여전히 편지를 보며 웃음과 울음이 공존중이다.
그 순간 엘린의 머릿속에 뭔가가 스친다.
"그러고보니 해결사님."
"어."
"의뢰비는 이녀석이 냈나요..?"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주라고 했지. 이제 가서 받을거야."
"!"
그녀의 머릿속에 스쳤던 것은 계약서에 보였던 조항 한가지.
'의뢰가 끝났음에도 먹튀를 하고 멀리 도망가버린다해도 본 해결사는 이 행성 끝까지 쫒아가 돈을 받아낼것이다.
애초에 이런 곳까지 땅굴을 파버려서 들어올 정도의 인간을 벗어난 사람이라면 진짜 그럴지도 몰라.
그런데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싸그리 긁어모아서 돌아오면 엎드려 바치라고 했다니..'
엘린은 뭔가 잘못 해석하고 있었다.
'이 멍청이는 돈도 없으면서 무슨 계약을 맺은거야!!'
설마,
공부하러 갈 학비까지 다 바칠 생각인거야..? 이 의뢰때문에?
절대 안된다. 아무리 그래도 꿈을 포기시켜선 안돼..
어떻게 하지?
"으으으..."
"?"
투구는 본인이 맛있게 먹고 있는사이 머리를 쥐어 싸매는 엘린을 보며 갸우뚱 했다.
그녀는 고뇌중이었다. 이대로 같이 빠져나가달라고 부탁해서 같이 마을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정말 다 죽었다고 생각할 때에 이런 하느님이 보낸 것 같은 마지막기회를 버릴 순 없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서 스테인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모든걸 바쳐버린다면..? 내가 돌아가도 돌아간걸까?
정말 하기 싫은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정말 말도 안되지만.... 믿어주지도 않을 확률이 더 크겠지.
"어..해결사님."
"ㅇㅇ"
"저희가 여기에 보물을 찾으러 왔다는건 아시죠..?"
"그랬나? 왜 가는지는 몰랐는데"
"아..네.. 저기, 제가 보물이 있는 장소를 알아요 해결사님."
"...." 냠냠냠냠.
"저 보물의 위치를 알려드릴테니까 저랑 같이 가셔서 해결사님이 다 가져가시고 스테인의 의뢰비로 대신해주시면 안될까요..?"
"의뢰비를 그걸로 대신해달라고?"
투구가 먹던 도시락을 내려놓았다. 물론 다 먹어서.
'미친 소리라는 걸 알아..'
애초에 저 사람이 믿어줄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나도 하루빨리 여기를 떠나고싶다.
그래도 그 바보가 억지로 괜찮다는 표정을 짓는 걸 보느니 차라리 이게 나아.
"음...뭐 그럴까."
"!"
"이왕 받는거면 더 많이 받는게 좋겠지."
그가 읏차!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좋아. 가자 아가씨, 길 안내해."
"네..네!"
됐다! 이제 그 바보가 꿈을 잃지 않아도 돼!
좋아! 성공했다고!
"아 근데 아가씨."
"네!"
"같이 있던 네명은 다 어디갔어?"
"그걸 왜 이제 묻냐고!!!!!!!"
조금은 이상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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